"할 수 있어. 나는 특별하니까."
수많은 아수라장을 겪은 자는 강인하지만 그만큼 모든 것에 무뎌지기 마련입니다.
숱한 죽음을 경험하다 보면 다른 것에 대한 감정은 없어지고, 이윽고 죽음마저 평범해지니까요.
누구보다 죽음에 가까이 있었던 카티야도 분명 그랬을 겁니다.
자신과 주변에 있는 모든 것들의 색이 빠지고 회색으로 보였겠죠.
그 무뎌짐 때문에 함정인지도 모른 채, 한 의뢰를 받게 됩니다.
그것이 그녀를 섬에 인도할 족쇄인 줄도 모르고 말이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