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번의 불행은 우연, 그 우연이 쌓이고 쌓이면 저주가 되는 법.
크레이버는 오랫동안 저주받은 총으로 불려 왔습니다.
어떤 때는 황야를 주름잡던 무법자의 리볼버였고, 어떤 때는 전쟁 속 아군을 쏜 총이었으며, 또 어떤 때는 골동품 수집가의 소중한 수집품이기도 했죠.
그렇게 크레이버의 소유자들은 오랜 세월 동안 여러 번 바뀌었습니다.
크레이버로 인해 목숨을 잃은 자들의 사념이 모이고 모여, 하나이자 모두, 모두이자 하나인 크레이버가 완성됐죠.
"그 총의 주인이었던 자들은 항상 끝이 나빴다."
"누군가가 그 총을 쥐면, 반드시 두 명은 죽었다."
그 말을 증명이라도 하듯, 그 총의 주인들은 모두 누군가에게 죽임을 당하거나, 혹은 스스로 죽음을 선택했죠.
그러나 크레이버는 만족하지 못하는 듯 아직도 소유자를 찾고 있습니다.
자신을 쥘 자격이 있는, 자신에게 정신을 빼앗기지 않을 강인한 인간을 말이죠.
오늘도 크레이버는 원한과 살의가 끓어오르는 곳을 향해 움직입니다.
과연 크레이버는 루미아 섬에서 자신의 마음에 드는 소유자를 찾을 수 있을까요?
아니면, 모르죠. 소유자를 찾는다는 건 변명에 불과하고, 그저 살육을 즐기고 싶은 것 뿐일지도.